20100220 미분류

요즘에는 무엇인가를 마치면 단지 씁쓸한 감정만이 맴도는 듯 하다.
5천원을 내고 학사모와 가운을 빌리고, 어슬렁 거리며 교정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서는,
채플에 들어가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렸다. 졸업식을.

졸업생 대표연설을 한 재작년의 총학생회장은 정치인답게 말을 잘 했었다.
그는 이 시기에 필요한 끌리셰들을 매끄럽게 말을 잘 뽑았다. 적절하게.
그러나 그가 말한 끌리셰는 거짓이 없었다.
총장님의 '연이은' 연임과 늘어나는 입학생들의 수는 떠나는 나 조차 불편하게 했지만,
긴 식당 줄과 부족한 도서관 자리에 미안해 하시며 보이신 눈물엔 나도 눈물 지었다.
괜히 나마저 학생들에게 미안할 뻔 할 만큼.
포항 부시장의 포항 자랑은 공무원의 숙명으로 보였지만,
그 분도 자신의 정치적 참석에 스스로 무언가를 체념한 듯 했다.
황 목사님의 한국어 실력은 여전했지만,
그 분의 열정과 진정성도 여전했다.

...

외롭기도 했지만, 공동체도 느꼈고,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했지만, 미워하기도 했다. 웃기도 했지만, 울기도 했다. 지긋지긋 했지만, 다시 보고 싶기도 했다.

그 곳은 정말, 정말 이상한 곳이다.


언젠가 아마, 그리고 틀림없이 그리워 할 것이다. 나의 젊은 그 날들을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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